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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차 연구자가 들려주는 알기 쉬운 줄기세포 이야기


 

안녕하세요.

 

지난 글들에서  줄기세포 기반의 '기성품(Off-the-shelf)' CAR-T 치료제가 왜 필요한지 다루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이 기술의 발전의 일환으로 기념비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최근 미국 네브래스카 의대에서 세계 최초로 다발성 경화증(MS) 환자에게 새로운 형태의 CAR-T 세포 치료가 적용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암 치료에서 주로 쓰이던 CAR-T가 자가면역질환에 처음 적용된 사례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번에 사용된 것은 기존 방식과 달리 “오프 더 쉘프(off-the-shelf)” CAR-T, 즉, 기성품처럼 만들어진 세포 치료제를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은 Multiplesclerosisnewstoday.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 원문 보기: Multiple Sclerosis News Today (2025-08-11)

 

In first, MS patient is treated with 'off-the-shelf' CAR T-cell...

The experimental CAR T-cell therapy treatment was given as part of a clinical trial that's enrolling adults with progressive forms of MS.

multiplesclerosisnewstoday.com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이란?

MS는 우리 몸의 면역계가 실수로 뇌와 척수 같은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신경을 감싸고 있는 절연체 같은 미엘린(myelin)이 파괴되면, 신경 신호 전달이 느려지거나 차단되면서 근육 약화, 시력 저하, 균형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애가 점점 진행되어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기존 치료의 한계

현재까지의 MS 치료는 주로 면역억제제나 면역조절제입니다. 이 약물들은 염증을 줄이고 증상 악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주지만, 근본적으로 잘못된 면역 반응을 ‘재설정(reset)’하지는 못합니다. 장기간 사용하면 감염 위험 같은 부작용도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어 오고 있었습니다.


CAR-T 치료란 무엇인가?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치료는 본래 혈액암 치료에 도입된 혁신적 면역치료입니다. 주요 과정을 간략히 다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T세포라는 면역세포를 혈액에서 꺼냅니다.
  • 유전적으로 변형시켜 특정 표적(예: 암세포 표면 단백질)을 공격할 수 있는 인공 수용체(CAR)를 달아 줍니다.
  • 다시 환자 몸에 주입해, 스스로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게 합니다.

암 치료에서 이미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번에는 자가면역질환인 MS에 적용된 점이 새로운 전환점입니다.


자가유래(Autologous) vs 동종유래(Allogeneic) CAR-T: 무엇이 다를까?

세계 최초,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게 적용된 ‘오프더쉘프 CAR-T 치료’의 의미

 

구분 Autologous CAR-T Allogeneic CAR-T (‘off-the-shelf’)
세포 출처 환자 본인의 T세포 건강한 기증자의 T세포
제작 과정 환자마다 따로 채취 → 유전자 변형 → 배양 후 주입 대량 생산 가능 → 동결 보관 → 필요 시 즉시 투여
장점 자기 세포이므로 거부반응 위험 낮음 제조 시간 단축, 환자 맞춤 제작 불필요, 공급 속도 빠름
단점 제작 기간 길고(수 주~수 개월), 환자 상태가 나쁘면 세포 확보 어려움 면역 거부반응·이식편대숙주병(GvHD) 위험 존재 → 유전자 편집 필요

이번 임상에서 사용된 azer-cel은 바로 동종 유래(allogeneic) CAR-T, 즉 건강한 기증자의 T세포를 활용한 오프 더 쉘프 방식입니다.


왜 T세포를 그냥 쓰지 않고 ‘편집’해야 할까?

건강한 기증자의 T세포를 다른 사람 몸에 그대로 주입하면 두 가지 큰 문제가 생깁니다.

 거부반응(Host-versus-Graft Rejection) & 이식편대숙주병(GvHD)

  • 거부반응(Host-versus-Graft Rejection): 환자의 면역계가 “이건 내 세포가 아니야”라고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주입한 CAR-T가 외래 침입 세포로 인식되어 자리 잡기도 전에 파괴될 수 있습니다.
  • 이식편대숙주병(GvHD, Graft-versus-Host Disease): 더 위험한 경우는 거꾸로, 기증자의 T세포가 환자의 몸을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심각한 전신 염증 반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두 문제를 막기 위해 연구자들은 기증자 T세포를 사용할 때 유전자 편집을 적용합니다.

  • 대표적으로, T세포 수용체(TCR)를 제거해 기증자 세포가 환자의 조직을 공격하지 않도록 합니다.
  • 동시에, 면역 거부반응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변형해 환자 몸속에서 오래 살아남도록 합니다.

즉, 단순히 기증자의 세포를 옮겨주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재설계(reprogramming)’된 T세포가 바로 오프 더 쉘프 CAR-T입니다.

 이번 임상의 의미

  • MS에 첫 적용: 암 환자에 국한되었던 CAR-T가 처음으로 자가면역질환에 투여된 사례입니다.
  • 치료 접근성의 변화: 기증자 세포 기반이라 맞춤 제작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환자가 빠르게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새로운 가능성: 만약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다면, MS뿐 아니라 루푸스, 류머티즘 관절염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마무리

이번 임상시험은 최대 3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약 2년이 걸릴 예정입니다. 그러나 건강한 기증자의 세포를 편집해 환자에게 적용하는 오프 더 쉘프 CAR-T라는 새로운 접근은, 앞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습니다.

 

MS 환자와 가족, 그리고 의학계 전체가 이번 결과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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