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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연구, 왜 주목해야 하고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


 

 

최근 기사 “Artificial intelligence accelerates drug discovery and reduces animal testing” / “인공지능,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동물 실험을 줄이다”  에서는 흥미로운 변화를 소개했습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약을 개발할 때, 특히 전임상 단계(preclinical stage)만 해도 보통 3~4년 이상 걸리곤 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인공지능(AI) 기술 덕분에,

특히 “in-silico” 모델 - 쉽게 말해, 컴퓨터 속에서 가상의 실험을 돌려보는 방식 덕분에

이 기간이 1년 반 이내(18개월 이하)로 줄어든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Artificial intelligence accelerates drug discovery and reduces animal testing | 2 Minute Medicine

1. Artificial intelligence is cutting preclinical development timelines from more than three years to under two years. 2. The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now supports validated computational models as part of regulatory submissions. On September 2, Reuter

www.2minutemedicine.com

 

아마도, 더 놀라운 점은 AI가 단지 개발 기간의 단축뿐만 아니라, 

약이 우리 몸에서 어떻게 흡수되고(distribution), 어떻게 분해되고(metabolism),

어떻게 배설되는지(excretion), 또 독성은 없는지(toxicity)까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 덕분에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의 횟수와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겠죠.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이런 검증된 컴퓨터 모델(validated computational models)을

공식적으로 규제 제출 자료의 일부로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과거에는 수년이 걸리던 기간이 단축되고, 동물 실험의 규모도 작아지는 중입니다.

결국 이러한 변화로 인류는 더 빠르고 더 윤리적으로 새로운 치료제를 만들어 가는 길을 열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신약 개발은, 더 이상 연구실 안에서만이 아니라 AI와 함께 설계되는 미래로 향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OpenBind: 8백만 파운드 투자로 여는 데이터 중심 AI 신약 개발 컨소시엄

최근 영국에서는 "OpenBind"라는 대규모 컨소시엄이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AI가 약물-단백질(drug–protein) 상호작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방대한 고품질 데이터셋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특히 옥스퍼드대학교와 Diamond Light Source(세계적 수준의 방사광 가속기 시설) 등이 참여해,

과거 1만 건 정도 수준의 데이터 규모였다면, 이제는 무려 20배 이상의 데이터들을 

새롭게 수집하고 생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New consortium to make UK a world leader in AI drug discovery — Nuffield Department of Medicine

A new consortium, co-led by NDM researchers, has just been announced, aiming to make the UK a leader in artificial intelligence-driven drug discovery. The ‘OpenBind’ consortium will slash the cost of drug discovery and development by as much as £100 b

www.ndm.ox.ac.uk

 

AI에게 약물–단백질 상호작용을 가르치는 건 마치 학생에게 수학 문제를 가르치는 것과 비슷합니다.

문제(약물–단백질 데이터)가 많고, 정답(실험 결과)이 분명할수록, 학생(AI)은 새로운 문제를 더 잘 풀 수 있죠.
OpenBind는 바로 이 “AI 문제집”을 20배 더 크고, 더 깔끔하게 만들려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컨소시엄은 영국 정부로부터 8백만 파운드 규모의 투자(DSIT의 Sovereign AI Unit 지원)를 확보했으며, 

AI와 신약 개발의 결합을 통해 약물 개발 비용을 줄이고, 연구 혁신을 촉진하며, 제약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라 할 수 있습니다.

 


왜 이 연구들이 의미 있는가?

이 두 가지 움직임이 과학계와 보건의료계,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이유를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OpenBind와 AI 신약 개발: 미래 의학이 그려가는 로드맵
AI 기반 약물 개발과 미래 의학
  • 속도와 비용의 균형
    새로운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는 보통 수십억 달러와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AI와 대규모 실험 데이터의 결합은 이 과정을 단축시키고, 실패할 위험을 미리 예측해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줍니다.
  • 윤리적 부담의 감소
    동물 실험은 여전히 큰 윤리적·규제적 논란을 안고 있습니다. AI 기반 시뮬레이션과 예측 모델은 동물 실험의 필요성을 줄여줄 수 있어, 윤리적·사회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옵니다.
  • 발견의 다양성 확대
    기존 연구는 흔한 질환이나 큰 제약사가 투자하는 분야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AI는 희귀병, 복잡한 질환 기전, 치료 옵션이 거의 없는 영역까지 연구의 가능성을 넓혀줍니다.
  • 데이터 중심 과학으로의 전환
    OpenBind와 같은 프로젝트가 보여주듯, 이제는 “좋은 데이터가 곧 AI의 성능을 결정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AI는 문제를 푸는 능력 자체는 뛰어나지만, 좋은 문제집이 있어야 그 실력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양질의 데이터가 뒷받침될 때 AI는 비로소 잠재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과학 연구의 방식은 물론, 연구자를 어떻게 길러내고 어떤 인프라에 투자할지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용적 응용 가능성과 기대되는 변화

그렇다면 이런 연구들이 실제로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몇 가지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 신약 후보 탐색 시간 단축
    과거에는 연구자가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약물 후보의 수에도 한계가 있었고, 실험실에서 시험할 수 있는 스크리닝(검증) 규모도 제한적이었습니다. 수십만 개 후보를 하나하나 확인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죠. 이제는 컴퓨터가 방대한 후보들을 가상으로 탐색하고, 그중 유망한 후보만 추려내 실험실과 전임상 단계로 넘길 수 있습니다. 덕분에 임상시험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 것이죠.
  • 맞춤형 치료 개발
    환자의 유전자나 단백질 특성에 맞춰 치료제를 설계하는 길이 열립니다. 특히 환자 수가 적어 연구가 더딘 희귀 질환이나, 유전적 변이가 많은 복잡한 질환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 규제 승인 절차 변화
    FDA 같은 규제 기관들이 점차 컴퓨터 모델(computational model)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효능·독성 시험의 방식이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하며, 동물 실험 의존도를 줄이는 제도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제약 산업과 국가 경쟁력 강화
    OpenBind 같은 프로젝트는 과학의 발견을 넘어, 바이오텍, AI 스타트업, 데이터 인프라 등 산업 생태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촉매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연구자의 시선

AI와 데이터 중심의 흐름은 이제 연구자에게 단순히 실험을 잘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요구합니다. 물론 숙련된 연구자라면 이미 실험 결과를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해석을 남깁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 데이터를 더 방대하게, 그리고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표준화하는 노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연구자가 늘 충실히 기록해 온 실험 노트는 이제 AI와의 협업을 위해 표준화된 문제집의 형태로 발전해야 합니다. 같은 실험을 누가 해도, 같은 조건에서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만큼 일관된 데이터가 있을 때, AI는 그 안에서 패턴을 배우고 신뢰할 수 있는 예측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AI를 단순한 분석 도구로만 쓰지 않고, 실험 설계 단계부터 파트너로 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 단백질 변이가 질병에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방향이 유망하다”라는 가설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는 그 가설을 실제 실험으로 검증하는 것이죠. 결국 질문을 어떻게 세우고, 데이터를 어떻게 쌓느냐에 따라 연구의 의미와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앞으로의 연구자는 기존의 강점을 기반으로 AI와 함께 데이터를 설계하고 해석하는 융합형 연구자로서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연구자가 더 큰 질문을 던지고, AI가 그 답을 찾는 데 손을 보태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우리에게 도전이자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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