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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에너지 공장, 미토콘드리아 (5)



한국이 만들어가는 미토콘드리아 치료

지난 글에서 이스라엘, 미국, 유럽의 미토콘드리아 치료 개발 현황을 살펴봤는데요,

솔직히 그 글을 쓰면서 한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어요.

미토콘드리아 치료라는 분야 자체가 워낙 새롭고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영역이라,

전 세계적으로도 이제 막 시작 단계인 영역이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알아보니, 한국도 생각보다 앞서 있더라고요.

특히 파이안바이오테크놀로지라는 기업은 세계 최초로 동종 미토콘드리아 임상을 진행한 곳으로,

이스라엘의 Minovia보다도 먼저 시작한 거죠.

한국이 이 새로운 분야에서 이미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파이안바이오테크놀로지: 세계 최초의 길을 걷다

  PN-101,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이식하다

파이안바이오테크놀로지는 2025년 2월 현재, 한국에서 미토콘드리아 치료제 개발에 있어 선두 기업이에요.

이 회사의 PN-101은 탯줄 유래 중간엽줄기세포에서 분리한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환자에게 직접 주입하는 치료제예요.

접근 방식은 이스라엘 Minovia나 미국 Boston Children's Hospital과 유사하지만,

공정하게 말하자면 파이안이 세계 최초로 동종 미토콘드리아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시작했어요.

📊 파이안바이오 PN-101 개발 현황

적응증 다발성근염, 피부근염 (파킨슨병 확대 예정)
임상 현황 임상 2상 승인 (2025년 2월)
임상 1/2a상 결과 9명 중 안전성 확인, 증상 개선 관찰
학술지 게재 Annals of Rheumatic Disease (IF 20.3)

2021년 식약처 승인을 받아 서울대병원, 순천향서울병원, 한양대병원에서 임상 1/2a상을 진행했고,

2025년 1월에는 그 결과가 류머티즘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에 실렸어요.

다발성근염과 피부근염은 면역세포가 자신의 근육세포를 공격하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인데,

현재로서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로 증상을 조절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요.

 

PN-101의 작동 메커니즘은,

건강한 미토콘드리아가 정맥주사로 들어가면, 손상된 부위를 찾아가는 '호밍 효과(homing effect)'를 보여요.

마치 고장난 부품을 알아서 찾아가는 스마트 배송 시스템 같은 거죠.

그곳에서 염증 경로(NF-kB)를 억제하고,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대체하면서 근육세포가 회복되는 거예요.

한국의 미토콘드리아 치료: 세계 최초를 향한 도전
PN-101은 건강한 동종의 미토콘드리아를 직접 이식해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고, 이제 뇌질환까지 도전하고 있습니다.

 

파이안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파킨슨병으로도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어요.

2024년 4월 발표된 동물실험에서는 PN-101이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운동기능을 개선했다고 해요.

연내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파이안의 성과는 한국 재생의료 역량의 결과이기도 해요.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연구였고,

서울대병원 이은영 교수팀 같은 국내 최고 연구진과의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어쩌면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협력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걸 보여준 게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알트메디칼: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방식

  ALT001, 미토파지를 촉진하다

알트메디칼은 조금 다른 접근을 하고 있어요.

파이안이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넣어주는' 방식이라면,

알트메디칼은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치워내는' 방식이에요.

 

미토파지(mitophagy)는 세포가 고장 난 미토콘드리아를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새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촉진하는 자연적인 재활용 과정이에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서는 이 미토파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요.

그래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계속 쌓이고, 이게 다시 질병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생기죠.

🔬 ALT001 동물실험 결과

  • 치매 모델: 4주 투여 후 학습·기억 능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
  • 파킨슨 모델: 4주 투여 후 운동 능력이 정상 수준으로 개선
  • 안전성: 낮은 독성, 세포 성장 방해 없음
  • 학술지 게재: Theranostics (의학 분야 권위지)

알트메디칼의 ALT001은 이소퀴놀린 스캐폴드를 화학적으로 최적화한 신물질이에요.

세계 최초로 동물실험까지 진행한 미토파지 촉진 화합물이고요.

치매 동물모델 실험에서 손상된 인지기능이 회복되는 걸 확인했다는 점이 의미가 커요.

기존 치매 치료제들이 증상 악화를 늦추는 데 그쳤다면,

ALT001은 인지기능을 실제로 '회복'시킬 가능성을 보여준 거니까요.

ALT001은 새로운 것을 넣는 대신, 세포가 스스로 고장난 미토콘드리아를 치우도록 도와주는 치료예요.

이 회사도 정부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어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되어 연구를 진행 중으로,

동아대 윤진호 교수, 전남대 조지훈 교수 같은 미토콘드리아 전문가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람 대상 임상 돌입을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하네요.

 

어쩌면 내가 ALT001에서 흥미를 느끼는 건,

이 약이 세포의 자연적 재활용 능력을 되살려준다는 점 때문인 것 같아요.

외부에서 뭔가를 넣어주는 게 아니라, 이미 우리 몸에 있는 시스템을 다시 작동시키는 거죠.

물론 실제 환자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접근 방식 자체는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쟁력, 어디에 있을까

 아시아-태평양, 가장 빠른 성장 지역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미토콘드리아 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연평균 성장률이 9.83%로, 북미나 유럽보다 높은 수치죠.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첫째는 의료 인프라 확대예요. 한국, 일본, 중국 모두 생명공학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고,

희귀 질환 전문 센터나 임상시험 인프라가 빠르게 늘고 있어요.

둘째는 정부 지원이에요. 한국의 경우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같은 조직이

R&D부터 임상, 상용화까지 전주기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요.

🌏 한국의 강점

  • 줄기세포 기술: 세계적 수준의 줄기세포 연구 인프라
  • 임상시험 속도: 상대적으로 빠른 임상 승인 및 진행
  • 정부 지원: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등 전주기 지원
  • 협업 문화: 대학병원-바이오텍 간 긴밀한 협력 체계
  • 환자 레지스트리: 희귀질환 환자 등록 시스템 구축

사실, 한국이 모든 면에서 앞서 있는 건 아니에요.

미토콘드리아 분리 및 제형 기술 같은 핵심 플랫폼은

파이안이나 알트메디칼 같은 몇몇 기업만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 진출이나 대규모 투자 유치는 아직 갈 길이 먼 듯해요.

 

그럼에도 한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이 분야 자체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이에요.

이스라엘의 Minovia가 2025년에야 Phase 2를 시작했고,

파이안도 같은 해에 Phase 2 승인을 받았어요.

출발선이 크게 다르지 않은 거죠.

어쩌면 누가 먼저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느냐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작은 것이 큰 것을 바꿀 때

미토콘드리아 치료를 다루면서 계속 드는 생각이 있어요.

우리가 '세포의 에너지 공장'이라고만 배웠던 이 작은 소기관이

질병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당연하게 느껴진다는 거예요.

 

생명의 메커니즘을 설명할 때는 작은 것들이 중요하죠.

그리고 가장 작은 것들이 가장 큰 중요성을 가질 때가 있어요.

미토콘드리아가 정확히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네요.

 

한국의 미토콘드리아 치료 개발이 앞으로 어디까지 갈지,

파이안의 PN-101이나 알트메디칼의 ALT001이 실제 환자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아직은 알 수 없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도 이 새로운 분야에서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몇 년 후, 우리는 미토콘드리아 치료가

희귀 질환이나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표준이 된 시대를 맞이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 시대를 여는 데 한국 연구자들과 기업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되돌아보게 될 수도 있겠죠.

참고문헌

1. 파이안바이오테크놀로지. (2025). "미토콘드리아 이식 치료제 PN-101 임상 2상 승인." 한국경제, 2025년 2월 5일.

2. Kim, C.H., et al. (2025). "Allogeneic mitochondrial transplantation in inflammatory myositis."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

3. 알트메디칼. (2023). "미토파지 촉진 신물질 ALT001 개발." 한국경제, 2023년 11월 8일.

4. Verified Market Reports. (2025). "Mitochondrial Disease Therapeutics Market Size & Growth Report 2033."

5.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2025). "재생의료 R&D 지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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