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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에너지 공장, 미토콘드리아 (4)
목차
미토콘드리아 치료제, 실험실에서 병상으로
지난 글들에서 미토콘드리아가 질병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세포들이 어떻게 서로 미토콘드리아를 나눠주는지,
그리고 외부에서 미토콘드리아를 직접 주입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봤어요.
이제 궁금한 건, 이런 연구들이 실제로 환자 치료를 위해 어떻게 개발되고 있을까? 하는 거예요.
2025년 현재, 전 세계 여러 바이오텍 기업들이 미토콘드리아 치료제를 개발 중이고,
일부는 이미 임상시험 단계까지 진행됐어요.
🔍 시장 규모로 본 미토콘드리아 치료
2025년 현재 시장 규모
약 4억 6,800만 달러 (약 6,600억 원)
2030년 예상 규모
약 6억 5,865만 달러 (연평균 7.07% 성장)
💡 가장 빠른 성장 지역: 아시아-태평양 (연평균 9.83%)
💡 시장 성장 동력
- 희귀질환 인식 증가: Pearson Syndrome, MELAS 같은 미토콘드리아 질환에 대한 조기 진단 확대
- 규제 지원: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과 신속심사(Fast Track) 제도
- 기술 발전: 미토콘드리아 분리·보존 기술과 전달 메커니즘 개선
이스라엘: 가장 앞서가는 미토콘드리아 기업들
Minovia Therapeutics: MNV-201
현재 미토콘드리아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앞서가는 곳은 이스라엘 하이파에 본사를 둔 Minovia Therapeutics예요.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MNV-201은 2세대 치료제로, 태반 유래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한 대량 생산 및 보급에 최적화한 것으로 2025년에 FDA로부터 세 가지 중요한 승인을 받았어요.
- 2025년 4월: Phase 2 임상시험 승인 (Pearson Syndrome, 피어슨 증후)
- 2025년 6월: Fast Track & 희귀 소아질환 지정
- 2025년 9월: Fast Track 추가 지정 (골수이형성증후군, MDS)
MNV-201의 작동 원리는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채취한 뒤, 건강한 태반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를 주입해요. 그런 다음 이 "강화된" 조혈모세포를 환자에게 다시 넣어주는 거죠. 일종의 세포 배터리 교체인 셈이에요. 특히 Pearson Syndrome 환자들은 DNA 결손으로 조혈모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어 심각한 빈혈과 성장 장애를 겪는데, 건강한 미토콘드리아 이식으로 정상적인 혈액 생성을 목적으로 해요.

2025년 7월 발표된 Phase 2 중간 결과를 보면, Pearson Syndrome 환자 3명 중 2명이 6개월 만에 성장 지표가 개선됐어요. 치료와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도 없었고요. 희귀 질환이라 환자 수가 적지만, 결과는 고무적이라고 해요.
Cellergy Therapeutics - CLG-001
같은 이스라엘의 Cellergy Therapeutics는 CLG-001로 임상을 진행 중이며, 심장 수술 중 직접 미토콘드리아를 주입하는 방식의 치료제로 이에 대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에요.
- 🎯 타겟 질병: 급성 심근경색, 심부전
- 💊 치료 메커니즘: 심장마비로 손상된 심근세포에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주입해요. 심장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장기인데, 심근경색 시 산소 공급이 차단되면 미토콘드리아가 가장 먼저 손상됩니다. 외부에서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공급하면 심근세포의 에너지 생산이 재개되고, 손상 부위 회복이 촉진돼요.
2025년 11월, 미국 프린스턴 소재 Made Scientific과 제조 파트너십을 맺으며 본격적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요.
이 회사는 독자적인 미토콘드리아 분리 및 정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보건부의 compassionate use 승인과 미국 FDA Phase 1 임상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미국: 심장질환 중심의 임상 경험
Boston Children's Hospital
미토콘드리아 이식의 실제 임상 적용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보유한 곳은 Boston Children's Hospital이에요. Dr. Sitaram Emani와 Dr. James McCully 연구팀은 2017년부터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ECMO(체외막산소공급) 치료를 받는 소아 환자들에게 미토콘드리아 이식을 시도했어요.
📊 임상 결과 하이라이트
| 환자 수 | 16명 |
| ECMO 이탈 성공률 | 40% → 80% (2배 향상) |
| 기능 회복 시간 | 9일 → 2일 (중앙값) |
이 연구는 미토콘드리아 이식의 실질적 효과를 입증한 획기적인 사례로 여겨지고 있어요.
방법은 환자 자신의 건강한 근육 조직에서 소량의 조직을 채취해 미토콘드리아를 분리한 뒤, 허혈 손상을 입은 심근에 직접 주입합니다. 자가 미토콘드리아를 사용하기 때문에 면역 거부반응 걱정이 없어요.
유럽: 유전자 치료와 신약 개발
GenSight Biologics (프랑스)
프랑스의 GenSight Biologics는 유럽에서 첫 승인을 받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치료제 LUMEVOQ를 개발했어요.
- 🎯 타깃 질병: LHON (레버 유전성 시신경병증)
- 💊 치료 메커니즘: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로 인해 시신경 세포가 에너지 부족으로 죽어가는 질환이에요. LUMEVOQ는 AAV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정상 유전자를 눈에 직접 전달하여, 세포핵에서 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이 생산되도록 교정하는 방식이에요.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 에너지 생산을 정상화시켜요.

이 질환은 미토콘드리아 DNA의 ND4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는데, LUMEVOQ는 정상 ND4 유전자를 세포에 전달해 시신경 손상을 막아주는 것이죠.
Khondrion (네덜란드)
네덜란드 Khondrion은 sonlicromanol이라는 화합물을 개발 중인데요. 2025년 5월 네덜란드 기업청으로부터 500만 유로의 혁신 크레딧을 확보해 Phase 3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 약물은 미토콘드리아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항산화제 역할을 해요.
💡 전문 용어 정리
| Phase 1/2/3 | 임상시험 단계 (안전성/효능/대규모검증) |
| FDA Fast Track | 미국 FDA의 신속심사 제도 |
| Orphan Drug | 희귀질환 치료제 (환자 20만명 이하) |
| Pearson Syndrome | 미토콘드리아 DNA 대규모 결손으로 발생하는 치명적 소아질환 |
| ECMO | 체외막산소공급장치, 심폐 기능을 대신하는 생명유지장치 |
| AAV 벡터 | 유전자 치료에 사용되는 바이러스 운반체 |
왜 지금 미토콘드리아일까
미토콘드리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새롭지 않으며, 교과서에도 나오고 "세포의 에너지 공장"이라고 오래전부터 불려왔죠.
그런데 미토콘드리아 치료가 지금에서야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기술이 드리어 따라잡았는 것이 아닐까 해요.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토콘드리아를 ‘살아있는 상태로’ 분리해 전달하고 효과까지 기대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어요.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분리·보존 기술, 세포 전달 메커니즘, 수술 중 주입 방식까지 현실적인 수준으로 가능해진 것이죠.
그래서 이제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가 아니라 "실제로 환자에게 써볼 수 있는" 단계로 넘어온 거죠.
두 번째는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need)예요.
희귀 미토콘드리아 질환, 급성 심장 손상, 항암제 부작용처럼 기존 치료로는 손쓸 방법이 거의 없었던 영역들이 있습니다.
환자 수는 적지만 문제는 분명하고, 성공했을 때 의미는 매우 큰 것이죠.
바이오텍들이 여기에 먼저 뛰어드는 이유이기도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규제 환경도 달라졌어요.
FDA의 Fast Track이나 희귀 의약품 지정 같은 제도는
"완벽한 데이터가 아니어도, 의미 있는 신호가 보이면 빨리 환자에게 가보자"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Boston Children's 사례처럼 소규모 데이터라도 임상 현장에서 분명한 변화가 보이면,
그 자체가 다음 연구와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치료제가 그렇듯, 모든 질환에 통하는 만능 해답은 없고 장기적인 효과 역시 더 지켜봐야 하죠.
하지만 분명한 점, 미토콘드리아 치료가 더 이상 실험실 속 아이디어에 머무는 단계가 아니라
이미 병상 가까이까지 와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미토콘드리아 치료의 시작을 지켜보고 있는 시점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문헌
1. Minovia Therapeutics. (2025). "FDA Fast Track and Rare Pediatric Disease Designations for MNV-201." Globe Newswire, June 30, 2025.
2. Emani, S.M., et al. (2017). "Autologous mitochondrial transplantation for dysfunction after ischemia-reperfusion injury." Journal of Thoracic and Cardiovascular Surgery, 154(1), 286-289.
3. Mordor Intelligence. (2025). "Mitochondrial Disease Therapies Market Size & Growth Report 2030."
4. MitoAction. (2025). "Understanding Mitochondrial Transplantation." https://www.mitoac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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