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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에너지 공장, 미토콘드리아 (1)


 


미토콘드리아가 멈추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지난 글에서 나노꽃을 이용해 줄기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2배로 늘리고, 그걸 손상된 세포에게 전달하는 연구를 소개했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 궁금했던 건, "도대체 미토콘드리아가 뭐길래 이렇게까지 중요한 걸까?" 였어요.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배운 "세포의 발전소"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TP를 만든다는 건 알겠는데, 그게 부족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왜 심장부터 뇌까지 온갖 장기에 문제가 생기는지 조금 제대로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부터는 미토콘드리아에 대해 좀 더 깊이 파헤쳐 보려고 해요. 첫 번째 글에서는 미토콘드리아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그리고 이게 망가지면 우리 몸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미토콘드리아는 단순한 발전소가 아니다

 ATP 생산, 그 이상의 역할들

미토콘드리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ATP(아데노신 삼인산) 생산으로, 이는 세포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거예요. 우리가 먹은 음식의 포도당과 지방산을 산소와 함께 태워서, 세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바꿔줍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만드는 발전소이자, 세포의 운명을 조율하는 관제탑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생산 말고도 다음과 같은 다양한 일을 합니다:

 

  • 세포 신호전달 (Cell Signaling): 세포 안팎의 정보를 주고받는 허브 역할
  • 칼슘 조절 (Calcium Regulation): 근육 수축, 신경 전달에 필수적인 칼슘 농도 관리
  • 세포 사멸 결정 (Apoptosis): 손상된 세포를 죽일지 살릴지 판단
  • 면역 반응 조절 (Immune Response): 염증 신호 생성과 조절

 

쉽게 말하면, 미토콘드리아는 발전소이면서 동시에 세포의 '관제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에너지를 만들면서 동시에 세포 전체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거죠.

 왜 어머니에게서만 유전될까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핵에 있는 우리의 주요 DNA와는 별도로요. 그리고 이 미토콘드리아 DNA는 오직 어머니에게서만 물려받습니다.

 

왜 그럴까요? 난자는 크고 미토콘드리아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정자는 작아서 거의 없기 때문이에요. 수정 과정에서 정자의 미토콘드리아는 거의 사라지거나 능동적으로 제거됩니다. 그래서 우리 몸의 미토콘드리아는 전부 어머니 계통인 거죠.

 


2.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가 만드는 질병들

 노화: 미토콘드리아의 악순환

나이가 들면서 미토콘드리아는 점점 기능이 떨어지는데요. 문제는 이게 악순환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1단계: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만들 때 활성산소(ROS)가 부산물로 나옴
2단계: 활성산소가 미토콘드리아 DNA를 손상시킴
3단계: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더 많은 활성산소를 만듦
4단계: 악순환 반복 → 세포 기능 저하

 

결국 피부 처짐, 근육 감소, 기억력 저하와 같은 노화의 징후들은 세포 수준에서 보면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와 이어져 있는 현상이었습니다.

 뇌 질환: 에너지 부족이 불러오는 연쇄변화

뇌는 우리 몸 무게의 약 2%에 불과하지만, 전체 에너지의 약 20%를 사용할 만큼 에너지 소비가 큰 기관입니다. 그만큼 뇌는 미토콘드리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면, 뇌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죠.

 

  • 파킨슨병: 흑질이라는 뇌 부위의 신경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손상이 두드러집니다. 도파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지면서 움직임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생깁니다.
  • 알츠하이머: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직접 방해해요. 그 결과 뉴런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점점 저하됩니다.

미토콘드리아와 질병의 연결고리
미토콘드리아가 약해지면 ‘ROS 악순환’과 ‘에너지 부족’이 겹치면서 노화·뇌질환·심부전·당뇨로 이어질 수 있어요.

 심장: 쉬지 않고 뛰는 장기의 약점

심장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뛰는 장기예요. 그만큼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래서 심장 근육세포 전체 부피의 약 30%가 미토콘드리아로 채워져 있습니다. 다른 장기와 비교해도 매우 높은 비율이죠.

 

문제는 이 에너지 공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예요. 실제로 심부전 환자의 심장 조직을 분석한 연구를 보니, 미토콘드리아의 개수와 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크게 감소해 있었어요. 어떤 경우에는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어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심장은 ATP가 충분히 공급되어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저하되면 ATP 생산이 따라주지 못하고, 그 결과 심장 근육은 점점 힘을 잃게 돼요. 결국 이는 펌프 기능 저하로 이어지고, 전신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심부전 상태로 발전하게 됩니다.

 당뇨병: 인슐린 분비 세포의 에너지 위기

췌장의 베타세포는 24시간 내내 혈당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혈당이 올라가면 즉각 인슐린을 분비해서 조절하는데, 이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에너지 집약적이에요.

 

베타세포가 혈당을 감지하는 방식 자체가 미토콘드리아에 의존하는데요.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오면 미토콘드리아에서 ATP를 만들고, 이 ATP가 특정 통로를 닫으면서 칼슘이 유입되고, 그 신호로 인슐린이 분비되는 거죠. 즉, 미토콘드리아가 제대로 작동해야 혈당 감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면 이 정교한 시스템이 무너집니다. ATP 생산이 부족하면 베타세포는 혈당이 높아진 걸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인슐린 분비량도 줄어들게 되죠. 실제로 2형 당뇨병 환자의 베타세포를 조사하면 미토콘드리아 크기가 작아지고 모양도 불규칙하게 변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악순환을 만든다는 점인데요.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혈당이 계속 높게 유지되고, 높은 혈당은 다시 미토콘드리아에 독성으로 작용해서

기능을 더욱 떨어뜨립니다. 이런 과정이 수년간 반복되면서 결국 2형 당뇨병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3. 항암제 부작용의 숨은 이유

나노꽃 연구에서 특히 주목받는 응용 분야가 바로 항암제 부작용 완화입니다.

독소루비신(doxorubicin) 같은 항암제는 암세포를 죽이지만, 동시에 정상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도 공격합니다.

 

특히 심장세포가 큰 타격을 받게되며, 심장세포는 분열을 거의 안 하기에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 중 많은 분들이 만성피로, 심장 기능 저하, 근력 감소를 경험합니다.

이 모든 게 세포 수준에서 보면 미토콘드리아 손상 때문이에요.

항암제는 암세포를 죽이지만, 동시에 심장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켜 평생 피로와 기능 저하를 남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항암제를 투여받은 심장 세포를 현미경으로 보면, 미토콘드리아가 부풀어 오르고 망가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ATP 생산이 정상의 40-50% 수준으로 떨어지고, 활성산소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죠.

암을 이겨내고도 평생 피로와 싸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세포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가 이렇게 많은 질병과 연결되어 있다니, 놀라우면서 다소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건, 우리 몸이 이미 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건강한 세포는 손상된 세포에게 자신의 미토콘드리아를 나눠줄 수 있고,

줄기세포는 특히 이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자연 상태에서는 이 과정이 매우 제한적이고 비효율적으로 일어난 다는 거예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 자연스러운 과정을 증폭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나노꽃처럼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촉진하는 기술, 세포 간 전달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방법,

직접 미토콘드리아를 이식하는 시도까지 다양한 접근이 진행 중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세포들이 어떻게 미토콘드리아를 서로 나눠주는지, 그 흥미로운 메커니즘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터널링 나노튜브라는 작은 통로를 통해 세포들이 어떻게 협력하는 지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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