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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파트너십 CRO 편 (1)
왜 CRO가 주목받을까?
신약 개발의 여정은 길고 복잡하며,
하나의 후보물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이 걸리고 수많은 실험과 검증 단계를 거칩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탐색하고, 가능성 있는 타깃을 찾는 후보물질의 설계로 시작되며,
이후에는 세포와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고, 임상시험으로 이어지죠.
이 모든 과정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합니다.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점차 개발 과정의 일부를 외부의 전문 조직에 의뢰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즉 위탁 연구 기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CRO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종종 혼동되는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1.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의 정의
CRO는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의 약자로, 제약·바이오 기업(스폰서)이 신약 개발 과정 중 일부 연구 또는 임상시험 관련 업무를 외부 계약으로 위탁하는 조직을 말하는데요. 예컨대 미국의 National Cancer Institute(NCI)의 용어사전에 따르면, “CRO는 임상시험을 운영하는 회사로, 설계·관리·모니터링·결과 분석 등을 대신 맡을 수 있다.”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연구와 시험을 대행해 주는 회사죠.
조금 더 풀어서 말하면, CRO는 연구 설계부터 실험 수행, 데이터 관리, 규제 문서 작성까지
신약 개발의 여러 단계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아웃소싱 조직입니다.
이들은 제약 기업의 내부 연구팀과 긴밀히 협력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신약의 안전성과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CRO가 제공하는 서비스
전임상 연구 (Preclinical Research)
- 약물 후보물질 발굴 및 최적화
- 세포·조직 수준의 효능 평가
- 동물실험 기반 안전성·효능 검토
- DMPK(약동학·약물대사) 연구
- 독성(toxicology) 시험
임상시험 관리 (Clinical Trial Management)
- 임상시험 설계 및 운영 계획 수립: Phase 1 ~ 3 임상 시
- 임상시험 실시기관(병원) 선정·계약·관리
- 시험대상자 모집·등록 및 현장 모니터링
- 데이터 수집·품질관리·통계 분석
- 이상사례·안전성 보고
규제 지원 (Regulatory Affairs)
- FDA, MFDS 등 규제기관 제출 문서 준비
- 규제 전략 자문 및 대응
- 허가(IND/NDA 등) 신청 지원
기타 전문 서비스
- 생물통계 및 데이터 관리
- 메디컬 라이팅(임상·규제 문서, 논문 원고 등)
- 시판 후 조사(Real-world Evidence, PMS)
※ 실제 범위와 책임은 계약 조건, 적응증, 개발 단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제약·바이오 기업이 CRO를 이용하는 이유
신약 개발이 가능한 기업이라면 자체적으로 연구 인프라를 갖추는 것도 가능할 텐데, 왜 굳이 CRO에 의뢰할까요?
그 이유는 바로 비용 절감 · 시간 단축 · 전문성 확보입니다.

비용 절감 (Cost Efficiency)
자체 연구 시설과 인력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듭니다.
특히 전임상 동물실험 시설이나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준수 실험실을 운영하려면
수백억 원의 초기 투자와 지속적인 유지비가 필요하죠.
CRO를 활용하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서비스만을 이용한다면,
프로젝트가 없을 때 유휴 인력과 시설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 고정비용을 변동비용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견 바이오텍처럼 자본이 제한적인 기업에게는 큰 이점이 될 수 이죠.
시간 단축 (Time Efficiency)
신약 개발에서 시간은 곧 돈입니다.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에 진입하면 특허 기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그만큼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CRO를 이용할 경우, 이미 구축된 인프라와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즉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임상시험의 경우, CRO는 전 세계 수백 개의 병원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환자 모집을 훨씬 빠르게 진행할 수 있지만,
자체적으로 이런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전문성 확보 (Access to Expertise)
신약 개발은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분야입니다.
약물 화학, 약리학, 독성학, 임상의학, 생물통계, 규제 과학 등 다양한 전문 분야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대형 CRO들은 수만 명의 과학자와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정 치료 영역(종양학, 신경과학, 희귀 질환 등)이나 특정 기술(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에 특화된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소 바이오텍이 이런 수준의 전문성을 내부에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신약 개발 기업이 내부에서 모든 분야를 커버하기보다는, 검증된 외부 전문가와 협업하는 쪽이 리스크도 적고 효율적입니다.
최근 많은 바이오텍들은 “내가 잘하는 부분(예: 후보물질 설계)만 내부에서 하고, 나머지(예: 임상시험 운영)를 CRO에 맡기는 방식”을 선택합니다.
위험 분산 (Risk Mitigation)과 핵심 역량 집중 (Focus on Core Cometencies)
신약 개발은 실패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임상 1상에 진입한 약물 중 최종 승인까지 가는 비율은 약 10%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자체 시설을 구축했는데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그 손실이 고스란히 기업의 부담이 됩니다.
CRO를 활용하면 프로젝트별로 계약하므로, 실패 시 추가 투자를 중단하고 다음 프로젝트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진짜 경쟁력은 혁신적인 약물을 발견하고 개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습니다.
임상시험 실행이나 규제 서류 작성 같은 운영적 업무를 CRO에 맡기면,
회사는 신약 파이프라인 확충, 라이선싱, 투자 유치 등 전략적 업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3. CRO 시장은 얼마나 클까?
CRO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글로벌 CRO 서비스 시장은 2024년 791억 달러(약 110조 원)에서 2025년 846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8.3% 성장하여 1,260억 달러(약 175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성장을 이끄는 주요 요인들은:
- 임상시험의 복잡성 증가 및 연구량 증가
- 생물학적 제제(단클론항체,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파이프라인 성장
- 특허 만료(Patent Cliff)로 인한 제약사들의 R&D 투자 증가
- 종양학, 감염병 등 복잡한 질병의 증가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이 두드러집니다. 중국, 일본, 인도를 중심으로 낮은 운영 비용, 빠른 환자 모집, 규제 환경 개선 등으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 지역으로 임상시험을 이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CRO 기업들
글로벌 CRO 시장은 몇몇 대형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은 전임상부터 임상 3상, 시판 후 조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한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 기술을 적극 도입해 분산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DCT)을 지원하고, 환자 참여를 높이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IQVIA — 약 86,000명 규모, 업계 1위
- Labcorp Drug Development (Fortrea) — 약 70,000명
- Thermo Fisher Scientific (PPD 포함) — 130,000명 이상
- Syneos Health — 약 29,000명
- Parexel — 약 20,000명
- Charles River Laboratories — 약 18,000~21,000명
- Medpace — 약 5,000명
분산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DCT)란?
DCT는 병원·사이트 중심으로 이뤄지던 임상시험의 일부 절차를 원격·가정 기반으로 분산해 수행하는 운영 방식을 말하는데요.
전자 동의(eConsent), 원격 모니터링(tele-visit), 웨어러블/모바일 앱(BYOD), 가정방문 간호(Home Health), 인근 검사시설(near-patient lab) 등을 조합해 접근성과 참여 편의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해요.
왜 활용할까?
- 지리적·시간적 제약을 낮춰 환자 모집·유지를 지원
- 실생활 환경(RWE)에 가까운 지속적 데이터 수집 가능
- 사이트 방문 횟수 축소로 환자 부담 완화 기대
주의할 점
- 데이터 품질·동등성(온사이트 vs. 오프사이트) 확보
- 국가별 규제·윤리 기준과의 정합성 검토
- 프라이버시·보안, 디지털 격차, 기기 호환성 이슈 관리
- 벤더·물류·간호 네트워크 등 운영 복잡도에 대한 계획 수립
언제 적합할까?
- 원격 평가가 가능한 관찰지표/디지털 바이오마커가 있을 때
- 희귀질환·고령·이동성 제한 등 접근성 개선이 중요한 경우
- 하이브리드(현장+원격) 설계로 프로토콜 유연성이 필요한 시험
이들 기업은 각기 다른 치료 분야와 임상 단계에서 전문성을 보유하며, 전 세계 수십 개국에 지사를 두고 글로벌 임상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환자 데이터 관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 기반 분석 플랫폼과 클라우드 임상관리시스템(CMS)을 통합하는 등,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4. CRO vs CDMO: 연구와 생산의 경계
여기서 한 가지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CRO랑 CDMO랑 뭐가 다른가요?” 정말로 두 용어를 헷갈리는 데요,
두 개념 모두 제약·바이오 기업을 지원하는 외부 파트너로, 역할이 완전히 다릅니다.
간단히 말하면, CRO는 연구·임상 중심이고,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는 개발·생산 중심이라는 차이가 있어요.
핵심 차이: 연구 VS 생산
▶ CRO: 연구와 개발(R&D)에 집중합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연구 설계, 임상시험 모니터링, 데이터관리, 규제문서작성 등을 수행합니다. 다시 말해, 후보물질이 ‘사람에게 쓰일 수 있는가’까지 가기 위한 연구를 증명하는 데이터를 생성합니다.
▶ CDMO: 반면 CDMO는 “개발(Development) + 생산(Manufacturing)”을 묶어 제공하는 외주 조직으로, 제형 개발, 공정 스케일업, 대량생산, 품질관리 등을 포함하는데요. 이는 실제 약물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제조에 집중합니다. 연구가 끝나고 허가를 받은 약을 환자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합니다.
구체적인 비교
| 구분 | CRO | CDMO |
| 주요 역할 | 연구 및 임상시험 관리 | 약물 개발 및 대량 생산 |
| 핵심 업무 | - 전임상 연구 - 임상시험 설계·실행 - 데이터 분석 - 규제 지원 |
- 공정 개발 - 제형 개발 - GMP 생산 - 포장 및 물류 |
| 개입 시점 | 약물 발굴 ~ 임상 3상 | 임상 후기 ~ 상업화 |
| 결과물 | 데이터와 보고서 (효능·안전성 증명) | 실제 약물 제품 (알약, 주사제 등) |
| 시설 특징 | 실험실, 임상시험 센터 | 대규모 제조 공장, GMP 시설 |
| 전문성 | 과학적 연구, 통계, 규제 전략 | 화학공학, 생산기술, 품질관리 |
실제 사례로 이해하기항암제 개발 시나리오
A 바이오텍이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 중입니다. 아래는 개발 단계에서의 CRO와 CDMO의 역할을 간단히 정리한 것입니다.
CRO의 역할 (연구·임상 운영)
- 전임상 단계: 동물 실험으로 종양 축소 효과 확인
- 임상 1상: 건강한 지원자 약 30명에 투여, 안전성 확인
- 임상 2상: 암 환자 약 100명 대상 효능 평가
- 임상 3상: 암 환자 약 1,000명 대상 대규모 시험
- 규제 제출: FDA 등 승인 신청 서류 작성 지원
CDMO의 역할 (개발·제조·공급)
- 공정 개발: 실험실 규모 → 상업 규모 생산 공정 확립
- 제형 개발: 정제·캡슐·주사제 등 최적 제형 결정
- 원료 소싱: 고품질 API 및 원자재 확보
- GMP 생산: 대량 제조(수만~수백만 단위)
- 품질 관리: 로트별 규격·일관성 확인(QC/QA)
- 포장·물류: 병원·약국으로 공급
CMO는 또 뭔가요?
여기서 하나 더!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라는 회사도 있는데요.
CMO는 순수하게 제조(Manufacturing)만 담당합니다. 반면 CDMO는 개발(Development) + 제조를 함께 제공합니다.
즉, CDMO는 CMO보다 더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죠.
최근에는 CDMO와 CRO의 경계가 흐려지며, 일부 CDMO는 임상시험 관리 서비스를 추가하고,
일부 CRO는 소규모 생산 능력을 갖추며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약 개발의 협력자 CRO
CRO는 현대 신약 개발 생태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전문적 동반자라 할 수 있습니다.
비용 효율성과 연구 전문성, 개발 속도 측면에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며,
특히 자원이 제한된 중소 바이오텍에게는 연구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지원축이 됩니다.
CRO와 CDMO는 역할의 방향이 다른데요.
CRO는 “이 약이 효과 있고 안전한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연구와 검증을 수행하고,
CDMO는 “이 약을 어떻게 생산하고 환자에게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두 축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CRO 산업은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 글로벌 협업 기술을 통해 더욱 정교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보다 환자 중심적이고 유연한 신약 개발을 가능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자료
- NCI: Definition of 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 Patheon: CDMO vs CMO vs CRO – What’s the difference?
- Vici Health Sciences: Key Differences between CRO, CDMO, 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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