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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span 시대 (4): Partial Reprogramming의 가능성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난 글에서 iPSC로 세포를 리프로그래밍하더라도
미토콘드리아의 노화 흔적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했어요.

 

‘완전한 리셋’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되었죠.

"그렇다면 어떤 다른 방법들로 접근을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어요.

 

답은 의외로 세포를 완전히 초기 상태로 되돌리는 대신,
노화와 관련된 일부 변화를 조정하는 방법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죠.

 

세포를 배아 상태처럼 되돌릴 필요가 없이, 즉,
모든 것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충분히 회복시키는 방향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를 비유하자면, 70세를 20세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건강한 50세의 상태에 가깝게 조정하는 것에 가깝죠.

 

이런 발상에서 나온 전략이 바로 Partial Reprogramming, 즉 부분 리프로그래밍으로,

2024년을 전후해, 이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어요.


부분 리프로그래밍이란

야마나카 인자(OSKM)를 계속 발현시키면 세포는 iPSC가 돼요.

그렇다면 이 인자들을 짧은 기간,
예를 들어 며칠이나 몇 주 동안만 발현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 연구에 따르면,
세포가 완전히 iPSC로 전환되기 전 단계에서 멈추도록 조절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일부 노화 관련 특징이 완화되는 현상이 관찰되었어요.

이를 ‘부분 리프로그래밍(Partial Reprogramming)’이라고 불러요.

 

여기서 중요한 은 세포가 자기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는 거예요.

피부세포는 피부세포로 남고, 신경세포는 신경세포로 남아요.

다만 노화 관련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일부 리셋되고, 세포 기능이 회복되는 거죠.

다만 이러한 변화가 모든 세포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조직과 조건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어.

마치 컴퓨터를 완전히 포맷하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파일만 정리하는 것과 비슷해요.

부분 리프로그래밍, 어디까지 가능할까
세포를 완전히 되돌리지 않고, 일부 노화 흔적만 정리하는 전략이 ‘부분 리프로그래밍’이예요

 

또한 초기 연구에서는 네 가지 인자(OSKM)를 모두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c-Myc를 제외한 OSK 조합만으로도
유사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어요.

c-Myc는 세포 증식을 유도하는 인자로 종양 형성과의 연관성이 논의되어 왔어요.

이를 제외함으로써 이론적으로는 안전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제시되었고,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해서 여전히 추가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요. 


2024년, 주목할 만한 연구들

2024년 Cell Reprogramming에 발표된 연구는 부분 리프로그래밍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어.

연구팀이 124주령, 사람으로 치면 80세가 넘은 아주 늙은 마우스에 AAV(아데노연관바이러스)로 OSK를 전달했어요.

이 실험에서 보고된 결과는 해당 개체군의 잔여 수명(remaining lifespan)이 약 109% 증가했다는 것이었는데요.

이는 평균 수명이 두 배가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미 고령 단계에 있던 개체에서

남은 생존 기간이 유의하게 연장되었음을 뜻해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생존 기간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근력, 활동성, 전반적인 생리적 지표에서

개선 경향이 함께 보고되었다는 것이에요.

즉, 단순한 수명 증가가 아니라 신체 기능이 함께 개선된 변화로 보고 있어요.

부분 리프로그래밍은 수명 연장, 기능 회복과 선택적 세포 조절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어요.

 

부분 리프로그래밍의 주요 연구 성과 

  • 잔여 수명 증가 보고: 124주령 마우스에서 109% 생존 기간 연장 관찰 (Macip et al., 2024)
  • 선택적 타겟 치료: 노화/스트레스 세포만 선택적으로 리프로그래밍 (Sahu et al., 2024)
  • Mesenchymal drift 개념 제시: 노화 시 세포의 섬유아세포화 현상 되돌림 (Lu et al., 2026)
  • 화학적 방법: 유전자 조작 없이 화학적 방법으로 유사한 분자적 변화 유도 가능성 탐색 (Mitchell et al., 2024)
  • 다양한 조직에서의 탐색 연구 : 뇌, 심장, 근육, 간 등에서 기능적 변화 관찰

같은 해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는 더 정교한 전략이 제안되었어요.

연구팀은 p16(Cdkn2a) 유전자 프로모터를 사용했어요.

이 유전자는 노화되거나 스트레스받은 세포에서 활성화돼서, OSK도 그런 세포에서만 발현되게 만든 거죠.

건강한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노화된 세포 상태를 선택적으로 조정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그리고 2026년 초, 가장 최근 연구에서는 "Mesenchymal drift"라는 개념이 등장했어요.

노화되면 다양한 세포들이 점점 섬유아세포처럼 변한다는 데요.

신경세포든, 상피세포든, 나이가 들면서 본래 기능을 잃고 섬유아세포 같은 특성을 갖게 되는 거죠.

그런데 부분 리프로그래밍이 이 현상을 되돌린다는 것을 밝혀어요.


왜 주목받는가 - 가능성과 신중함 사이

iPSC을 이용한 세포 치료 연구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종양 형성 가능성이에요.

이는 iPSC의 만능성을 보여주는 특징이기도 하고요.

 

부분 리프로그래밍은 세포를 완전히 역분화시키지 않기 때문에 만능성을 획득하지 않도록 설계된 것이죠.

일부 동물 연구에서는 장기간 관찰에서 암 발생률이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요. 

다만 이러한 결과가 모든 조건에서 동일하게 유지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한 단계예요.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진전은 OSK를 하나의 AAV 벡터에 담아 전달하여,

이전보다 전달 구조를 단순화했고, 임상 적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되고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게 바로 건강수명(Healthspan)을 타깃 한다는 것으로,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게 아니라, 노화된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켜서 건강하게 오래 살게 만드는, 즉, 건강 수명을 겨냥하는 거죠.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 - 그리고 현실적인 경로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에요. 아직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죠.

 

첫째, 최적 용량과 기간을 찾아야 해요.

너무 짧으면 효과가 없고, 너무 길면 세포 정체성을 잃을 위험이 있어요.

각 조직마다, 각 개인마다 최적점이 다를 수 있고요.

마우스에서 잘 됐다고 해서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어요.

 

둘째, 조직 특이성 문제가 있어요.

어떤 조직은 부분 리프로그래밍에 잘 반응하지만, 어떤 조직은 그렇지 않아요.

예를 들어 간과 장에서는 독성 문제가 보고되어, 전신에 적용하기보다는 특정 조직만 타깃 하는 게 안전할 수 있어요.

 

셋째, 장기 안전성이에요.

마우스 실험은 길어봤자 2-3년이잖아요.

사람은 수십 년을 살아야 하는데, 그 기간 동안 부작용이 없을지 확신할 수 없어요.

특히 면역 반응이나 예상치 못한 후성유전학적 변화 같은 것들이요.

 

그리고 근본적인 질문도 남아 있는데요. 

부분 리프로그래밍도 결국 핵의 후성유전학만 다루기에, 미토콘드리아 노화까지 해결할 수 있을까요? 에요.

아직 명확한 답은 없어요.

 

그래서 앞으로의 연구 경로로는

부분 리프로그래밍과 함께 미토콘드리아 기능 조절, 세포 환경 개선 전략 등이 병행되는 조합 접근이 논의되고 있어요.

그리고 개인 맞춤형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요. 어떤 사람은 신경계 노화가 빠르고, 어떤 사람은 심혈관계 노화가 빠르잖아요.

각자의 노화 패턴에 맞춰서 특정 조직만 타겟하는 맞춤형 부분 리프로그래밍이 가능할 거예요.

화학적 리프로그래밍도 주목할 만한데요.

유전자 조작 없이 화학물질만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안전성과 접근성이 훨씬 높아지니까요.

 

완전한 초기화가 아니라, 기능적 조정을 통해 건강한 노화 상태에 가까워지는 것.
어쩌면 그 지점이 현실적인 건강수명 연장의 경로일지도 모를 듯합니다.

 

참고문헌

1. Macip, C.C., et al. (2024). "Gene Therapy-Mediated Partial Reprogramming Extends Lifespan and Reverses Age-Related Changes in Aged Mice." Cellular Reprogramming, 26(1), 24-32. Extended remaining lifespan by 109% in 124-week-old mice. https://www.liebertpub.com/doi/10.1089/cell.2023.0072

2. Sahu, S.K., et al. (2024). "Targeted partial reprogramming of age-associated cell states improves markers of health in mouse models of aging."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16, eadg1777. Cdkn2a promoter-driven OSK expression.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translmed.adg1777

3. Lu, Y., et al. (2026). "The epigenetic rejuvenation promise: Partial reprogramming as a therapeutic strategy for aging and disease." Ageing Research Reviews, 108, 102742. Mesenchymal drift reversal.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568163726000012

4. Paine, P.T., et al. (2024). "Partial cellular reprogramming: A deep dive into an emerging rejuvenation technology." Aging Cell, 23(1), e14039. Comprehensive review.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acel.14039

5. Mitchell, W., et al. (2024). "Multi-omics characterization of partial chemical reprogramming reveals evidence of cell rejuvenation." eLife, 12, RP90579. Chemical reprogramming approach. https://elifesciences.org/articles/90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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