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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이 되기까지 · 2편 — 표적에서 후보물질로
1편에서는 질병 기전을 이해하고 drug target을 정하는 과정을 다뤘어요.
이번 편에서는 그다음 단계에서 수많은 물질이 어떻게 평가되고 좁혀지는지,
assay(시험·평가법)와 screening(후보물질 선별 과정)을 중심으로 살펴볼게요.
목차
- 신약개발의 전체 지도 — 스크리닝 단계
- Assay와 screening의 역할
- 초기 후보를 찾고 검증하는 과정
- 초기 후보물질을 더 나은 신약 후보로 다듬는 과정
- 무엇이 다음 단계로 살아남는가
1. 신약개발의 전체 지도 — 스크리닝 단계
지난 편에서 살펴본 신약개발의 전체 지도를 다시 가져왔어요.
표적을 정하는 것은 신약개발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죠.
그다음에는 그 표적에 실제로 작용하는 물질을 수만 개, 많게는 수백만 개의 화합물 가운데서 찾아내야 하죠.
이번 편이 다루는 지점은 바로 이 screening(후보물질 선별 과정) 단계예요.
여러 물질을 같은 기준으로 시험해 원하는 반응을 보이는 초기 후보, 즉 Hit을 찾아내는 과정이에요.
지난 편과 같은 지도를 다시 가져왔어요.
이번 편이 다루는 지점은 표적이 정해진 다음, 그 표적에 반응하는 물질을 대량으로 찾아내는
스크리닝(Hit 발굴) 단계입니다.

2. Assay와 screening의 역할
이 둘은 늘 붙어 다니지만, 어떻게 다른 지 짚어갈 필요가 있어요.
Assay는 어떤 물질이 표적(단백질, 세포, 유전자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숫자로 바꿔주는 실험 방법이에요.
굳이 비유하자면, 금인지 아닌지 가려내는 시금석( 금의 순도와 품질을 시험하기 위해 사용하는 검은색 돌을 이르는 말)을 만드는 작업에 가까워요. "이 화합물이 암세포를 죽이는가", "이 물질이 특정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가" 같은 질문을, 눈으로 보거나 기계로 읽을 수 있는 신호(형광, 발색 등)로 바꿔주는 거죠.
하지만 시금석 자체가 정확하지 않다면 결과도 믿기 어려워요. 그래서 본격적인 screening에 들어가기 전에는,
효과가 있는 물질과 없는 물질을 분명히 구별하고 반복해도 비슷한 결과를 내는 assay를 먼저 확립해야 해요.
이 과정을 assay development(실험법 개발)라고 불러요.

Screening은 이렇게 만들어진 assay를 이용해, 수만에서 수백만 개에 이르는 화합물 라이브러리 가운데 원하는 반응을 보이는 물질, 즉 hit(초기 활성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과정이에요. 시금석으로 여러 돌을 차례로 확인하듯, 많은 화합물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해 가능성 있는 후보를 좁혀가는 거죠. 실제로는 96개, 384개 또는 1536개의 작은 칸이 있는 plate를 여러 장 사용해요. 각 well에 화합물과 세포 또는 assay 시약을 자동화 장비로 넣고, 나타나는 반응을 한꺼번에 측정하죠.
스크리닝 방식으로는, 많은 화합물을 빠르게 처리하는 HTS(High-Throughput Screening, 고속 대량 스크리닝)가 대표적이고, 세포 이미지를 바탕으로 형태, 단백질의 위치, 세포 수처럼 여러 특징을 함께 분석하는 HCS(High-Content Screening, 고내용량 이미지 기반 스크리닝)도 있어요.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결국 “얼마나 많은 물질을 시험할 것인가”, 그리고 “세포의 변화를 얼마나 자세히 볼 것인가”에 따라 달라져요.
📊 참고 — HTS와 HCS 비교
| 구분 | 특징 |
|---|---|
| HTS | 하루 수만 개 화합물을 자동으로 처리, 주로 단일 신호(형광·발색 등) 측정 |
| HCS | 세포 이미지 기반으로 형태·위치 등 여러 특성을 동시에 분석 |
정리하면, assay가 금인지 가려내는 시금석이라면, screening은 그 시금석으로 수많은 돌멩이 중 진짜 금을 골라내는 체질 같은 과정이에요. 그리고 이 둘 모두 세포, 효소, 단백질을 다루는 생물학적·생화학적 실험이죠.
3. 초기 후보를 찾고 검증하는 과정
Hit discovery — 초기 활성을 보이는 물질을 찾다
대량 screening에서 미리 정한 기준보다 큰 반응을 보인 물질을 hit(초기 활성물질)이라고 불러요.
예를 들어 효소 활성을 일정 수준 이상 억제했거나, 질병과 관련된 세포의 변화를 의미 있게 줄인 물질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죠.
하나의 assay에서 발견되는 hit의 비율인 hit rate는 대체로 낮은 편이에요.
다만 그 비율은 assay의 종류, 화합물 라이브러리의 구성, 그리고 hit을 정하는 기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전형적인 HTS에서는 1%보다 낮은 경우가 흔하며, 일부 자료에서는 약 0.1% 안팎을 예로 들기도 해요.
따라서 10만 개를 시험하더라도 처음 선별되는 물질은 수십 개에서 수백 개 정도일 수 있는 것이죠.
📊 참고 — HTS 관련 기본 수치
| 항목 | 내용 |
|---|---|
| 처리 규모 | assay와 자동화 수준에 따라 수천 개에서 수십만 개 이상을 평가 |
| 전형적인 hit rate | assay·라이브러리·선별 기준에 따라 달르며, 1% 미만인 경우가 흔함 |
Hit confirmation — 처음 관찰된 활성을 다시 확인하다
1차 screening에서 나온 hit이 모두 실제 활성을 가진 것은 아니에요.
화합물 자체가 형광이나 발광 측정을 방해하거나, 실험 변동과 비특이적 반응 때문에 활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false positive(위양성, 가짜 양성 혹은 거짓 양성)가 섞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 hit들을 다시 한번, 독립적인 조건에서 재현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걸 hit confirmation이라고 하는데, 이 단계를 거치고 나면 처음 나온 hit 목록 중 상당수가 걸러지는 경우가 많아요. 보통은 같은 assay를 반복해서 재현성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원리가 다른 두 번째 assay(orthogonal assay)로 한 번 더 검증하기도 해요.
서로 다른 측정 방식에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 반응이 실험적 오류가 아니라 실제 생물학적 신호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Dose–response — 농도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가
반응이 확인된 hit이라도, "얼마나 강하게" 반응하는지를 봐야 해요.
이때 화합물의 농도를 여러 단계로 바꿔가며 반응을 측정하는데,
이걸 dose–response 또는 concentration–response(농도–반응) 실험이라고 불러요.
농도를 낮은 수준부터 높은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늘려가면서 반응이 어떤 곡선을 그리는지 확인하는데,
이 곡선에서 자주 사용하는 값이 IC50(최대 억제 효과의 50%가 나타나는 농도)이나 EC50(최대 반응의 50%가 나타나는 농도)이에요. 이 값은 후보물질의 potency(효력을 나타내는 데 필요한 농도의 정도)를 비교하는 데 사용되요.
같은 표적에 작용하는 물질이라도 IC50이나 EC50은 크게 다를 수 있어요.
반응이 확인된 hit이라고 해서 IC50이나 EC50 값 하나만 보고 좋은 후보라고 판단할 수는 없어요.
적은 농도에서도 효과가 나타나는지, 최대 효과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효과가 나타나는 농도에서 세포독성은 없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해요. 같은 표적에 작용하는 물질이라도 효과의 강도와 크기, 안전성은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에요.
4. 초기 후보물질을 더 나은 신약 후보로 다듬는 과정
Dose–response까지 확인된 hit 가운데 일부는 hit-to-lead(초기 후보를 lead로 발전시키는 단계)로 넘어가요.
이 단계에서는 화합물의 구조를 조금씩 바꾸면서, 더 적은 농도에서도 효과가 나타나는지, 원하는 표적에 더 선택적으로 작용하는지, 세포나 몸속에서 너무 빨리 분해되는지 등을 살펴봐요.
이 과정을 거쳐 신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 물질을 lead compound(선도물질)라고 불러요.
이후에는 lead optimisation(선도물질 최적화)을 통해 여러 특성을 더 세밀하게 개선하면서,
전임상 시험(preclinical test)으로 보낼 후보를 좁혀가게 되는 것이.
이때는 비슷한 다른 단백질에는 불필요하게 작용하지 않는지, 물에 잘 녹는지,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
몸속에서 너무 빨리 분해되지는 않는지, 독성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은 지도 함께 확인해요.
문제는 한 가지 특성을 좋게 만들면 다른 특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표적에 더 강하게 작용하도록 구조를 바꿨더니 물에 잘 녹지 않거나, 세포 안으로 잘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죠.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여러 특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중요하고, 그만큼 이 균형을 맞추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편이에요.
5. 무엇이 다음 단계로 살아남는가
이렇게 좁혀진 lead compound라고 해서 곧바로 사람에게 시험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효능이 있다는 것과, 안전하게 몸 안에서 작동한다는 것은 별개의 질문이거든요.
다음 편에서는 이 후보물질이 사람에게 투여되기 전에 어떤 확인을 거치는지 — preclinical investigation의 세계로 들어가 볼게요.
- Bhattacharya S, et al. "Changing the HTS Paradigm: AI-Driven Iterative Screening for Hit Finding." PMC, 2020.
- Thermo Fisher Scientific. "High-Throughput Screening (HTS) for Drug Discovery" 기술 자료.
- ScienceDirect Topics. "High Throughput Screening" 개요 자료.
- Zhu T, et al. "Hit Identification and Optimization in Virtual Screening: Practical Recommendations Based Upon a Critical Literature Analysis" J Med Che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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