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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결혼기념일을 맞아 저희 부부는 당일치기 그레트나 그린(Gretna Green)에 다녀왔어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흥미롭고 낭만적인 이야기를 품고 있는 마을이더라고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경계 지점에 자리한 그레트나 그린(Gretna Green)은,

한때 수많은 연인들이 몰래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달려왔던 곳이래요.

그리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매료되어 웨딩 여행지 혹은 기념 방문지로 선택하는 지 알려드릴게요. 😊

 

왜 하필 이곳이었을까?

이야기는 175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데요.

잉글랜드에서는 결혼을 할 때 부모의 동의와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했습니다.

특히 21세 미만의 젊은 연인들이 결혼하려면 가정의 허락이 필수였죠.

[Gretna Green] 그레트나 그린 - 사랑의 대명사가 된 스코드랜드 국경마을

 

그러나 스코틀랜드에서는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부모 동의 없이 결혼할 수 있었고,

두 명의 증인만 있으면 어디서든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어요. 심지어 성직자도 필요 없었다고 해요. 

서류도, 허락도 필요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부모님의 반대, 신분 차이, 혹은 여러 이유로 함께하기 어렵던 영국의 연인들은

국경을 넘어 스코틀랜드로 향했고,

그 첫 번째 마을이 바로 그레트나 그린이었던 것이죠.

이곳은 말 그대로 젊은 연인들의 ‘사랑의 도피처’였던 셈이죠.

 

대장간에서 울리던 결혼의 망치 소리

영국에서 온 커플들은 비록 스코틀랜드 법이 더 자유롭다고 해도,

나름의 권위 있는 인물이 식을 집행해주길 원했어요.

그래서 마을에서 가장 존경받는 장인이었던 대장장이를 찾았죠.

대장간은 자연스럽게 결혼식의 중심 장소가 되었고,

대장장이들은 결혼을 축하하며 앤빌(모루)을 쾅 하고 내리쳤어요.

뜨거운 불 속에서 두 조각의 금속을 하나로 결합하듯,

두 사람도 뜨거운 사랑으로 영원히 하나가 된다는 상징이었죠.

이렇게 대장장이들은 '앤빌 프리스트(anvil priest)', 즉 '모루 위의 사제'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답니다.

청혼 받았을 때, 약혼의 의미로 받았던 반지 모양과 비슷하네요 ^^

 

가장 유명했던 '앤빌 프리스트'는 리처드 레니슨(Richard Rennison)으로,

그는 1929년부터 1940년까지 무려 5,147쌍의 결혼식을 집행했다고 해요.

상상이 되시나요? 거의 매일 결혼식을 올렸다는 것이네요. 

 

지금도 이 대장간은 박물관이자 웨딩 장소로 운영되고 있어,

많은 커플들이 역사 속 사랑의 상징 앞에서 다시 한번 서로에게 마음을 다지기도 합니다.

이날도 어김없이 비가 왔지만, 운이 좋게도 아주 잠깐 비가 멈춘 찰나에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을 볼 수 있었어요!

지금도 살아있는 그레트나 그린의 전통

현재 그레트나 그린에는 여러 결혼식장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올드 블랙스미스 샵(Old Blacksmith's Shop)'이라고 해요.

1754년부터 연인들이 찾아온 이 대장간은 현재는 

건물 내에는 세 개의 결혼식장이 있고, 각각 앤빌이 놓여 있다고 해요.

오늘 바로 상징적인 결혼식(핸드패스팅 세리머니)도 가능하다는 안내문이에요

 

현재 그레트나 그린은 단순히 역사만 남아 있는 곳이 아니라,

작은 상점, 카페, 결혼식장, 웨딩 포토존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낭만 여행지예요.

센스있는 간판 덕에 한번 웃었습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쇼트브레드 브랜드가 있네요
저희는 이렇게 두 종류를 사봤어요

 

사랑의 이야기가 깃든 장소답게, 커플 여행으로 방문하는 사람도 많고 가족 여행으로도 편안한 분위기예요.

어느 나라든 '사랑의 열쇠'는 변함없이 사랑의 상징이 되는 듯해요.
미로를 통과해 오르니, 여기에도 사랑의 상징인 모루가 놓여 있네요

만약 스코틀랜드 여행 계획이 있다면,

조용한 들판과 따뜻한 사랑의 역사가 함께하는 그레트나 그린에서 잠시 쉬어가 보는 건 어떨까요?

마음이 살짝 몽글해지는 시간이 되어줄 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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