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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krun, 영국의 주말 문화

영국의 토요일 아침은 조금 특별합니다. 바로 parkrun이라는 달리기 모임때문 인데요.

 

parkrun은 2004년 런던 부시 파크(Bushy Park)에서

러너 폴 싱턴-휴잇(Paul Sinton-Hewitt)이 친구 13명과 시작한 작은 모임에서 출발했어요.

지금은 영국을 넘어 전 세계 20여 개국, 수천 개의 공원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 동시에 열리고 있어요.

참가비는 무료, 거리도 5km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기록 결과를 받을 수 있지만, 순위 경쟁은 없고 분위기는 늘 따뜻하고 자유로워요.

그래서 parkrun은 단순한 달리기 행사라기보다는, 영국 주말 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parkrun은 경쟁보다는 참여에, 기록보다는 즐거움에 가치를 두어,

달리기 초보자부터 숙련된 마라토너까지, 심지어 걷는 사람들에게도 활짝 열려 있습니다.

‘무료, 주간, 모두를 위한, 영원히’

 

이 모든 것이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parkrun이 안전하고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 주시는 자원 봉사자들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밑에 parkrun 홈페이지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www.parkrun.org.uk/

 

‘유산 해안길’을 달리다: Heritage Coastal Path parkrun, Easington

이번엔 저도 정말 오랜만에 parkrun에 함께했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곳을 다녀올 수 있었는데요,

뉴캐슬에서 멀지 않은 더럼(Durham) 카운티의 작은 해안 마을, 이싱턴(Easington)이었어요.

정식 명칭은 ‘Heritage Coastal Path parkrun, Easington’.

이름처럼 이곳의 코스는 아름다운 유산 해안길(Heritage Coastal Path)을 따라 이어져 있었습니다.

해안가에 있는 Easington parkrun의 전체 경로, 출발과 도착 지점도 보여주고 있네요.

 

Easington은 과거 탄광 산업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오랜 시간 동안 산업 폐기물로 오염되어 있던 해안을 복원하여 지금의 아름다운 자연을 되찾은 곳이기도 합니다.

parkrun의 출발점
꼭 뛰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는 걸었습니다. ^^
피니쉬라인예요~
 
토요일 아침, Heritage Coastal Path parkrun에 모인 참가자들. 그중에는 100회 이상 완주를 기념하는 티셔츠를 입은 분도 보입니다.
 
코스는 5Km, 한 바퀴(one single lap)로 이어지며, 전반적으로 무리가 없는 평탄한 트랙이었어요.

하지만 단순히 달리기 길이라고만 하기엔,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너무도 특별했어요. 

탁 트인 바다 위로 반짝이는 햇살과 절벽 아래로 부서지는 파도, 멀리까지 이어지는 해안선이,

워커(walker)였던 제 발걸음 끝까지 함께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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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바다와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 러닝 코스

 

저는 달리지는 못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parkrun에 함께 했네요. parkrun은 꼭 뛰지 않아도 괜찮아요. 

주말 아침 일찍 길을 나서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걸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뿌듯했습니다. ^^

이런 작은 순간들이 주말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 정보 TIP

  • 위치: Newcastle에서 차로 약 30~40분 거리
  • 코스: Easington Colliery Nature Reserve 출발 → Heritage Coastal Path 해안길
  • 난이도: 무리 없는 평탄 코스, 초보자도 참여 가능

 

Seaham에서의 달콤한 마무리: 아침 식사와 추억

parkrun을 마친 후, 저희는 아침 식사를 위해 Easington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이웃 마을 씨엄(Seaham)으로 향했어요.

씨엄은 더럼 해안의 주요 항구 도시였으며, 빅토리아 시대의 산업 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최근에는 바다를 따라 잘 정비된 산책로와 다양한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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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hamd의 해안 풍경과 시내의 전경들
 

씨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토미(Tommy)'라고 불리는 대형 철제 조각상인데요.

이 조각상은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를 기리는 작품으로, 평화로운 해안을 배경으로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전쟁이 남긴 몸과 마음의 상처가, 철제 조형물만 보아도 전해지는 듯합니다.
 

💡 정보 TIP

  • Seaham은 Durham 카운티의 해안 도시로, Newcastle에서 차로 약 25분 거리
  • 카페 추천: 해안가 카페에서 브런치 가능

 🌿 작은 순간이 주는 특별함

짧은 5km였지만, 바다와 절벽 풍경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주말을 시작하는 경험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parkrun은 건강과 공동체, 그리고 소소한 행복이 함께 어우러지는 영국의 특별한 문화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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