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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D는 하나의 길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의 출발점
생각보다 일찍 시작해야 하는 질문: “그래서, 앞으로 뭐 할 거야?”
많은 PhD 학생들이 비슷하지 않을까 해요.
박사과정을 시작하고, 논문을 쓰고, 학위를 받고, 포닥을 나가다 보면,
그러면 "뭔가" 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죠.
사실 그 과정 속에서는 바쁘고 지쳐서, 진로에 대해 깊게 생각할 여유조차 없기도 하고요.
그리고 막상 포닥을 시작하면, 또 그 질문을 아예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왜냐면,
마치 정해진 레일이 있고 나는 그 위를 달려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주변의 기대도 비슷했습니다. “교수 될 거지?” 혹은 “ 요즘 자리 없으니까 산업계라도 가야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깨닫게 됩니다.
학계 자리는 생각보다 훨씬 적고, 경쟁은 훨씬 치열하며,
무엇보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막상 잘 모르겠다는 사실을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박사과정 중에는 "일단 학위부터 받고 보자"였고,
포닥을 시작하면서도 "경력을 쌓다 보면 길이 보이겠지"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10년이 지나서야 나는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어떤 환경에서 일할 때 내가 가장 살아 있다고 느끼는가?”
더 나은 것은 조금이라도 일찍 이런 고민들을 해 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예요.
박사를 받기 전이나, 박사과정 중이라도, 포닥을 시작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좋습니다.
-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경로에는 무엇이 있는가
- 각 경로는 어떤 장점과 한계를 갖는가
- 지금 나에게 중요한 가치와 조건은 무엇인가
박사 이후의 커리어는 정해진 공식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영향력·안정성·자율성 같은 나의 가치 기준,
깊이 있는 연구와 빠른 실행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 일할 때 나다움을 잃지 않을 수 있는지 차분히 살펴보는 일입니다.
이 글은 정답을 주는 지도가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나침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한눈에 보는 스냅샷 비교
🎓 학계 (Academia)
대학교, 연구소 등에서 연구와 교육에 종사하는 경로. 대부분의 PhD들이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전통적인" 경로입니다.
주요 포지션:
- 테뉴어 트랙 교수 (조교수 → 부교수 → 정교수)
- 비테뉴어 트랙 (연구교수, 전임연구원)
- 국책연구소 연구원
- 포닥 (장기화된 전환기)
- 코어 시설/이미징·오믹스 플랫폼 매니저, 연구행정(그랜트 매니지먼트)
현실 팁: 코어 시설/연구인프라 매니저는 안정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포지션입니다.
🏢 산업계 (Industry)
기업에서 제품 개발, 공정 개선, 응용 연구 등을 수행하는 경로. 최근 점점 많은 PhD들이 선택하는 경로입니다.
주요 포지션:
- 대기업 R&D (삼성, LG, SK 등)
- 제약/바이오텍 기업 연구원
- 중견/중소기업 연구소
- 스타트업 (CTO, 초기 연구원)
- 외국계 기업 한국 지사
- R&D Scientist/Engineer, Assay/Process Dev., Applications Scientist
- 규제/품질(QA/RA), 임상 사이언티스트, 제품/프로젝트 매니저, MSL
- 세일즈/마케팅(테크니컬 마케팅, 사이언스 커뮤니케이션)
현실 팁: R&D→MSL/마케팅/제품 등으로의 사내 전환 트랙 혹은 이직을 염두에 두면 성장 경로가 넓어집니다.
🌐 제 3섹터 (Alternative Careers)
연구실 밖에서 과학 지식을 활용하는 다양한 경로로서 PhD의 전문성을 다른 방식으로 발휘하는 길입니다.
주요 분야:
- 커뮤니케이션: 과학 저널리스트, 에디터, 작가, 유튜버
- 정책/컨설팅: 정부 과학정책, R&D 전략 컨설턴트
- 교육: 고등학교 교사, 과학관 큐레이터, 교육 콘텐츠 개발자
- 지식재산: 특허 변리사, 기술이전 전문가
- 출판/편집: 학술지 에디터, 출판사
- 규제: 의약품/화학물질 규제 담당자
![[경력 재구성] 학계 vs 산업계 vs 제3섹터](https://blog.kakaocdn.net/dna/uwhn1/dJMcai2Juro/AAAAAAAAAAAAAAAAAAAAACkAhyE4XVD6gARTZsQnkMYGumL7FJW3P2pFMq7b215N/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71931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1Vocr2xByUkUwJEujJ54WF9BHgI%3D)
핵심 요소별 비교
일반적 경향을 요약한 표로, 기관·회사·역할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 요소 | 학계 | 산업계 | 제3섹터 |
| 연구 자율성 | 높음(테뉴어 후 매우 높음). 펀딩 확보 시 주제 선택 자유 | 중간~낮음. 회사 전략과 로드맵에 따름 | 분야별 편차. 연구 자체 비중은 낮은 편 |
| 고용 안정성 | 낮음(테뉴어 전) / 높음(테뉴어 후) | 중간~높음(회사·직무에 따라 상이) | 기관별 편차 큼 |
| 급여 수준(초임) | 상대적으로 낮음 | 높음(대기업·전략직무 우위) | 중간~높음 |
| 승진 속도 | 느림(10~15년 스팬) | 빠름(3~5년 주기) | 중간 |
| 워크-라이프 밸런스 | 대체로 어려움(테뉴어 전) | 회사 문화에 따라 편차 큼 | 비교적 양호한 사례 多 |
| 경쟁 강도 | 매우 높음(PI 경쟁률 큼) | 높음 | 중간 |
| 펀딩 압박 | 매우 높음(상시 과제 수주) | 없음(내부 예산) | 대부분 없음 |
| 논문 발표 | 핵심 평가 지표 | 제한적(IP 이슈) | 거의 없음 |
| 성과 가시성 | 장기적(5~10년) | 단기적(1~3년) | 중기적(2~5년) |
| 협업 스타일 | 독립적(랩 중심) | 팀 중심(부서 간 협업) | 다학제·이해관계자 중심 |
| 이동성 | 낮음(지역·분야 제약) | 중간(산업 내 이동) | 높음(역할 전환 다양) |
성공 요인과 자가진단: 내게 맞는 길 찾기
각 경로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과 당신의 성향을 비교해 보세요.
📊 경로별 핵심 역량 비교
| 역량 영역 | 학계 | 산업계 | 제3섹터 |
| 연구 스타일 | 독립적 연구 수행 장기적 인내 |
팀 중심 협업 빠른 실행 |
다학제 이해 유연한 적응 |
| 핵심 스킬 | 논문/제안서 작성 펀딩 확보 |
비즈니스 감각 실용적 문제해결 |
대중 커뮤니케이션 자기주도 학습 |
| 대인관계 | 학계 네트워크 학생 멘토링 |
부서 간 소통 비전문가 설명 |
폭넓은 네트워킹 관계 구축 |
| 결정적 차이 | 펀딩 확보 능력 (연구비 없으면 끝) |
비즈니스 맥락 이해 (수익성 연결) |
스킬의 재해석 (새 분야 적용) |
🎯 자가진단: 5가지 핵심 질문
다음 질문에 스스로 솔직하게 답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지금의 우선순위를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3가지는?
- 연구 자율성 / 고용 안정성 / 높은 급여 / 워라밸 / 즉각적 임팩트 / 지식 발견 / 사회적 영향력 / 교육과 멘토링
2. 10년 후 나는 무엇을 하고 있기를 바라는가?
- 특정 분야의 권위자 → 학계
- 팀을 이끄는 리더 → 산업계 또는 학계
-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 → 산업계 또는 제3섹터
- 사회적 영향력 있는 일 → 제3섹터 또는 특정 산업
3.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순간은?
- 논문 accept, 데이터가 가설 증명 → 학계 성향
- 팀 브레인스토밍, 결정의 즉각 실행, 즉각적 임팩트 → 산업계 성향
-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설명 → 제3섹터 성향
4.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 경제적 불안정 → 산업계로
- 자율성 부족 → 학계 또는 스타트업
- 느린 진행 속도 → 산업계 또는 제3섹터
- 반복적 업무 → 연구 중심 경로
5. 나의 진짜 경쟁력은?
- 깊이 있는 전문지식 + 독립적 연구 → 학계
- 빠른 학습 + 적응력 + 팀 조율 → 산업계
- 관계 구축 + 폭넓은 관심 → 제3섹터
다음 단계: 깊이 탐색하기
- 학계 잔류: 로망과 현실 — 테뉴어 트랙의 진실, 대안적 학계 경로
- 산업계로의 전환: 기대와 현실 — 분야별 특징, 대기업 vs 스타트업
- 스타트업이라는 롤러코스터: 리스크와 기회
- 제3의 길: 연구실 밖 과학자들 — 비연구직 경로 탐색
- 경계에 선 사람들: 하이브리드 커리어 — 여러 경로를 오가는 사례
당신의 선택은?
완벽한 선택은 없습니다. 다만 나에게 맞는 선택은 설계할 수 있겠죠.
그 선택은 지금의 가치관, 내가 원하는 영향력의 크기, 안정과 도전 사이의 균형, 가족과 재정 상황,
그리고 주어진 기회가 함께 만들어내는 결과일 것입니다.
따라서 다음 단계는 “어디로 갈까?”를 고민하는데,
“어떤 환경에서 내가 가장 살아 있을 수 있는가?”를 아는 것입니다.
조용히 생각해 보세요.
- 지금 나는 어떤 단계에 있는가? (박사과정 / 포닥 / 전환을 고민 중)
- 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안정성 / 자율성 / 영향력 / 성장 속도 등)
-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
- 지금 내가 취할 수 있는 실행은 무엇이 있을까?
작은 실천. 관심 가는 공고(Job Description) 5개를 모아 공통 키워드 10개를 뽑아보세요.
그러면 내가 어떤 역할에 끌리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지 훨씬 더 분명해질 것입니다.
경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설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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